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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육아 ™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출산 이야기 1부.

by 캐나다 엄마 2020.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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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튼튼이를 올해 3월 2일 날 낳았다. 원래 예정일은 3월 18이었는데 엄마 아빠 닮아서 호기심 많은 우리 튼튼이는 예정보다 이주 정도 일찍 나왔다.
원래 일은 3월4일까지 하고 출산휴가를 갈 예정이었지만 하하 역시 사람일은 한 치 앞을 모르는 법. 3월 1일 새벽 4시 오줌을 싸는 듯한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옆에서 드르렁 코를 골며 자는 튼튼이 아빠를 깨웠다. 이게 뭐지? 둘 다 코를 킁킁거리고 냄새를 맡았다. 오줌 같기도 하고 양수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으니 인터넷을 검색해 봤지만 역시나 모르겠다. 출근 시간은 새벽 여섯 시. 나가지 말라는 튼튼이 아빠의 만류에도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며 그냥 배가 너무 많이 나와 소변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출근 한 그날 아침.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나 아무래도 양수가 터진 것 같아 라고 말하니 너 빨리 병원 가야지 여기 왜 있어 라고 한다. 괜찮아 나 아직 안 아파. 일을 하고 두 시간이 흘렀다 화장실에 갔는데 휴지로 밑을 닦으니까 피가 묻어 나왔다. 쉬는 시간 15분 중 커피도 마시고 빵도 먹으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아무래도 양수가 터진 게 맞는 거 같다. Hey 누가 나를 불러서 돌아보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 있는 튼튼이 아빠가 같이 일하는 동료가 데려왔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호텔에서 잡아준(아 내 일터는 호텔이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한다. 인도 택시운전사 아저씨는 내 배를 보더니 자꾸 달린다. 아저씨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ㅋㅋㅋ 아저씨 생각에는 아기가 곧 나올 것 같았나 보다 하하. 웬일로 짠돌이 튼튼이 아빠가 택시기사에게 팁을 주고 내린다 빨리 와 준 게 고마웠나 보다. 뒤뚱뒤뚱 병원으로 들어간다.

준비가 안된 튼튼이방.

접수처에서 왜 왔냐고 물어본다.답답하다.배를 슬쩍 보여주고 아픈 척 얼굴을 찡그린다. 어 너 아기 낳으러 왔구나 저기 앉아있어. 오케이

간호사가 옷을 준다. 북유럽 쪽 간호사였는데 친절하진 않았다. 양수가 안 터졌으면 집으로 가야 돼 양수가 터져도 자궁이 열리지 않았으면 집에 가야돼 양수가 터지고 자궁이 많이 안 열려 있어도 우리는 너를 집으로 보낼 거야 라고 한다. 불친절한 간호사가 나가고 흑인 간호사가 들어와서 내 속옷에 있는 생리 패드를 달라고 하더니 리트머스 종이를 갖다 대 본다. 종이가 색깔이 변하자 간호사는 어 너 양수 터진 거 맞아 이리 와서 누워있어 아까 그 간호사보다는 친절하다 다행이다. 누워 있는데 또 불친절한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내 배를 꾹꾹 눌러본다 튼튼이가 움직인다 튼튼이도 이 간호사가 싫은가 보다. 근데 이 놈의 간호사가 애기 머리가 위쪽으로 올라가 있는것 같다면서 의사를 불러오겠단다 같이 온 의사는 백발의 백인 할매였는대 몇번 내 배를 만져 보더니 아니야 애기 머리는 밑에 있는 거 맞아라고 한다 근데 이 놈의 간호사가 아닌 것 같더고 우기기 시작한다 이런 욕이 나온다. 결국 x ray를 찍었다 이런 백인 의사의 말이 맞았다. 저런 걸 간호사라고 흠 나도 간호사 한번 해 볼까 생각이 든다. 백인 의사는 나에게 자궁문이 3cm가량 열렸다고도 이야기도 해줬다. 아 진짜? 나에게 아프지 않았냐고 물어본다 음..... 안 아팠는데요 그 의사는 지금은 병실이 만석이라 나가서 병원 주위를 살살 걷고 있으라고 했다. 분만실이 준비되면 전화해 주겠다고 조금 있으면 튼튼이가 나올 것이라고도 해줬다 두근두근 이제 곧 튼튼이를 만난다니 그리고 무엇보다 그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밭을 갈다가 아기를 낳았다던 그 사람이 내가 될 것 같아 더 흥분된 건 사실. 나는 출산하는 날까지 일을 했어 이 매니저 놈아.

주사 살살 놔주세요 아파요.

 병원 근처를 걷다 보니 두시간이 지났다 튼튼이 아빠가 병원에 전화해볼까 하는데 괜히 재촉하는것 같아 아니 괜찮아 라고 하고 다시 걸었다.걷다가 지치면 팀홀튼에 가서 샌드위치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또 걸었다 걷다보니 5시간이 지나고 6시간이 지났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안 온다 머지 이 익숙한 불안함은.........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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