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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육아 ™

캐나다 벤쿠버에서의 첫 출산후 드는 생각

by 캐나다 엄마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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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아닌 캐나다 밴쿠버에서 내 나이 39에 첫 아이를 낳았다. 종종 한국 엄마들 중에 아이 주소를 밴쿠버로 만들어 주고 싶어 거짓으로 현주소를 적는다는 이야기가 사실이었을까? 나의 산부의과 의사는 나의 주소를 꼼꼼히 확인했고 그 주소에 내가 확실히 거주하는지 재차 물었다. 사실 튼튼이를 낳기 전까지 이민자인 우리에게 밴쿠버는 언젠가는 또다시 떠나게 될, 그리고 떠나왔던 수많은 도시들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란 막연함이 있었다. 언젠가는 추억 속에 하나로 남을 도시. 하지만 튼튼이를 낳고 나서 밴쿠버는 내 고향 서울만큼 애틋해졌다. 아니 사랑스러워지기까지 했다. 우리 사랑스러운 아기 튼튼이가 태어난 곳. 조용한 병실에 엄마가 된 나와 투명 바구니에 담긴 튼튼이 그리고 쥐며느리처럼 온몸을 돌돌 말고 잠이 들어버린 튼튼 아빠.우리 셋만 남았다. 아이를 건강하게 낳았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곧 깊은 잠에 빠진 것도 잠시, 누군가 나의 가슴 쪽을 풀어헤쳤다. 더 자고 싶은데란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좀비같이 축 늘어난 나의 양 팔에 튼튼이가 한가득 들어왔다. 간호사는 나에게 매 두 시간마다 튼튼이에게 젖을 물리라고 했다. 젖 먹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곤히 자고 있는 튼튼이의 발을 간지럽혀 잠을 깨웠다. 젖을 잘 못 물리는 나나 그 젖을 잘 물지 못하는 튼튼이 사이에서 일본인 간호사는 나에게 양해를 구하며 나의 찌찌를 움켜 잡고 튼튼이의 조그만 입에 갖다 댔다. 그 과정이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가만 지금 몇 시지? 생각해 보니 나도 배가 고픈 것 같았다. 아픈 건 아픈 거고 배고픈 건 배 고픈 거고 이럴 줄 알았으면 분만실에서 간호사가 권했던 땅콩잼이 발린 샌드위치라도 쟁여 놓을걸 후회가 밀려왔다. 캐나다는 아니 밴쿠버는 자연분만은 1박2일 즉 분만하고 다음날 퇴원해야 한다. 아직도 부모가 된 게 실감이 나지 않는 우리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세 식구가 되었다.

회복실 한켠에서 곤히 자고 있는 튼튼이 아빠 :) 여긴 보호자용 침대가 따로 없고 세상 불편한 삼단 매트리스가 있었다. 짠한 우리 튼튼이 아빠.허리가 얼마나 아팠을까?

세상 곤히 자고 있는 신생아 튼튼이 :)초보 엄마 아빠 잘 부탁해 세상에 나온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해 우리 애기

분만실에서 병실로 가기전 간호사가 수건으로 둘둘 말아준 우리 튼튼이.우렁차게 우는 꼬마 인간

튼튼이 머리둘래도 재고 몸무게랑 키도 쟀다. 아이고 우리 튼튼이 세상밖으로 나오느라 고생했어 :)

자꾸 쳐다보게 되는 튼튼이.좋은꿈꿔 우리 아가 :)

병원에서 준 모자가 아직은 큰 우리 튼튼이 자장자장 잘도 잔다.

드디어 집에 가는날 2.95로 태어난 튼튼이는 생각보다 조그만 아가였다.

집에 도착해서 아가 침대에 튼튼이를 눕히고 보니 더 앙증맞게 귀여웠던 아가 :) 우리 잘 지내보자 아가야.초보 엄마 아빠라서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엄마 아빠가 열심히 노력할께 사랑해 우리 꼬마 튼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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