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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짠내가족 ™

[짠내인테리어]50만원으로 남의 나라에서 남편이랑 둘이서 첫집 레노베이션하기

by 캐나다 엄마 202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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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팔기로 마음을 먹은 건 2년으로 계약했던 은행의 대출이 끝나는 시점이였다.우리 힘으로 샀던 우리의 첫집은 참 의미가 깊었다.구석구석 어디하나 고맙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이 집은 사는곳의 개념을 넘어 힘들었지만 잘 살았고 잘 살고 있다는 증표같은 것이기도 했다.

 

튼튼이 아빠의 지도아래 나는 열심히 튼튼이 아빠의 보조 역활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벽에 붙은 이 두꺼운 나무판.우리 전 주인은 이 벽에 티비를 붙여 썼었는데 강력본드로 붙여 놓는 바람에 떼기가 쉽지 않았다.튼튼이 아빠는 도대체 어떤 블라블라가 이런 멍청한 짓을 하나며 아주 조심스럽고 힘들게 저걸 떼어냈다.

튼튼이 아빠가 욕을 한바가지 하면서 떼어낸 나무판.엄청 두껍고 단단하다.

문제는 저 나무판을 떼어내고 벽에 홈이 많이 파이고 균열이 많이 갔다는 것.하지만 내 마음 읽는것 빼고 다 잘하는 튼튼이 아빠는 고쳐낸다.

덧 바르고 말리고 다시 덧바르고 저 나무판 붙인사람 욕하고 다시 말리고 거의 일주일동안을 이렇게 했던것 같다.

나는 튼튼이 아빠의 지시아래 같이 페인트질을 했는데 인건비를 아끼는 대신 거북목과 부부싸움을 얻었다.

이케아에서 거실등도 사다가 달고 화장실도 페인트질을 했다.

튼튼이 아빠가 고른 페인트

집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꼼꼼히 페인트 칠을 했다.

저기 부엌위에 날개달린 큰 선풍기 같은 뭔가가 있었는데 그걸 떼느라고 진짜 욕봤다.욕이 보인더 라 진짜....

이삿짐 박스들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하나씩 모아왔다.이삿짐 박스도 살려면 다 돈이다.

드디어 오픈 하우스날.우여곡절 끝에 광복절날에 일본인과 중국인 커플에서 집을 팔았다.아리가또 좃도마떼 구다사이.이랏사이마세 우리집에서 좋은 추억많이 만들기를..

이삿짐 나가는 날.인부는 두명 그건 바로 튼튼이 엄마와 튼튼이 아빠.집이 없을때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녔더니 이정도는 식은죽 먹기.

우리 친구 랏소.나는 토이스토리중에 이 랏소베어가 제일 좋다.착한 곰돌이 였는데 사람한테 상처받고 나쁜 곰이 된 랏소베어.어쩐지 나랑 비슷한것 같아 마음이 간다.

집이 팔린날 기분이 복잡했다.서운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하지만 서운한 마음이 컸다.우리 고마운 집은 우리가 샀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금액으로 팔렸다.끝까지 고마웠던 우리 첫집.고마웠어 정말 :)마지막 날에 우리는 집을 몇번이고 쓰다듬었다.눈물도 조금 났었던것 같은데 기분이 참 묘했다.고마웠어 정말.

집을 팔고 다시 집을 사는 과정을 한달안에 동시에 끝냈더니 정말 힘들었다.바로 옆으로 이사가는 것이였지만 시간이 맞지않아 세시간 정도가 붕 떠버려서 벤을 빌렸다.

우리의 두번째 집의 로비 한국말로 현관이라고 해야하나? 첫집 보다는 세련된 도시 여자같은 느낌이 나지만 나쁘지 않다.열심히 살면 이런날도 온다.

힘든날도 슬픈날도 행복한 날도 모두다 지나간다.열심히 살면 힘든날엔 힘듦을 못 느끼고 슬픈날에는 슬픔을 못느끼니 괜찮았다.살면서 가슴팍에 상처 한두개씩 안담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으랴 괜찮다 괜찮다 하면 정말 괜찮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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